Literature Note

[책 10] Crypto Algorithmic Trading - 화려함에 철저히 낚임

minstack 2025. 8. 28. 20:25

개쩌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구현하려면, 일단 전략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yes24뿐만 아니라 amazon도 돌면서 책을 찾는다.

검색창에는 자연스럽게 “Algorithmic Trading”을 입력했고, 

그중 눈에 띄는 책 하나.

 

『 Crypto Algorithmic Trading』 by Kaito Amatsuki

Full Title: Crypto Algorithmic Trading: 16 Proven Strategies for Automated Cryptocurrency Profit with Python Trading Bots, Momentum Signals, Arbitrage Techniques, ... (Algorithmic Trading Masterclass)

2025년 3월 발행. 284 page.

안사고 배겨?


왜 이 책에 꽂혔냐면

풀 타이틀을 보라.  

Crypto Algorithmic Trading: 16 Proven Strategies for Automated Cryptocurrency Profit with Python Trading Bots, Momentum Signals, Arbitrage Techniques... (Algorithmic Trading Masterclass)

  • 16개의 Proven 전략
  • Cryptocurrency
  • Python
  • Trading Bot
  • Momentum, Arbitrage...

모든 단어가 나의 심금을 울린다.

알차보이는 구성

 

목차를 보라.

  1. Momentum Trading in Crypto Markets
  2. Mean Reversion Strategies for Cryptocurrencies
  3. Statistical Arbitrage in Crypto Pairs
  4. High-Frequency Trading with Order Book Signals
  5. Market Making in Volatile Crypto Markets
  6. Liquidity Provision Using Algorithmic Strategies
  7. Breakout Trading Algorithms for Cryptocurrencies
  8. Scalping Strategies in Crypto Markets
  9. Sentiment-Driven Crypto Trading Algorithms
  10. Machine Learning-Based Predictive Trading in Crypto
  11. Deep Learning for Crypto Price Forecasting
  12. Genetic Algorithms for Optimizing Crypto Trading Strategies
  13. Reinforcement Learning for Adaptive Crypto Strategies
  14. Volatility-Based Trading Algorithms for Cryptocurrencies
  15. Risk Parity and Portfolio Rebalancing in Crypto Trading
  16. Pairs Trading Strategies for Correlated Cryptocurrencies

이 정도면 백과사전급이다.

전략만 해도 16개.

딱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이었다.

있어보이는 수학공식까지

 

본문 구성을 보라. 

챕터마다 간지나는 수학공식 한 방.

코드 스니펫도 일견 나름 정갈하게 있다.

 

구매 게이지 대폭 상승.

표지 개간지

표지를 보라.

22세기적 증강신체를 장착한 듯한 푸른 눈동자가 진리를 응시한다.

 

구매 게이지 MAX.

순식간에 지갑이 열렸다.

 

그리고 이 모든 구매 포인트들이 블로그로 치면 SEO 최적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철저히 낚임

p.50쯤 읽었을까. 

갑자기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니 모멘텀은 간단하니까 그렇다 쳐... 뒤에 심화 전략은 진짜겠지?"

그런데 뒤로 갈수록 상황이 더 심각했다.

 

코드 상태가...?

def compute_momentum(prices, window):  

	"""Compute momentum as the difference between the latest price  
    ,→ and the price recorded 'window' steps earlier.  
    This function checks that the price series length is  
    ,→ sufficient for the calculation. 
    It returns the momentum value, which quantifies the recent  
    ,→ price change over the window.  """  
    
    if len(prices) < window: 
    	return None
        
    return prices[-1] - prices[-window]

응? 코드 스니펫이 길어 보여서 뭔가 있어 보였는데, 정작 내용은 주석이 더 길다.

모든 챕터의 코드가 다 이런 수준.

고작 모멘텀을 빼기 하나로 구현해놓고 설명이 6줄.

 

본문 상태가...?

 

 분명 목차에서 봤던 하나하나 주옥같은 fancy한 소제목들이,

 본문을 읽다보니 통일한듯 10줄 내외.

 

 Uncertainty Quantification 같은 심오해보이는 소제목도 내용은 그냥

bootstrap, quantile regression, confidence interval 쓰세요.

통계학 개론보다 못한 단어의 나열뿐이다.

 

본문을 읽어보면 뭐 나쁜말은 없는데 배울 내용이 하나도 없다.

 

거의 모든 전략이 '예시' 수준도 안 되는 간단한 로직이고,

Crypto라는 단어는 제목에만 있고 정작 본문과는 무관하다.

 

심지어 챕터 간 구분만 다르고 내용은 거의 복붙에 가까웠다.

 

(너무 간단해서 안먹힌다는 것이) proven 16 strategies


출판업계판 SEO 사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이 책은 ‘알고리즘 트레이딩 마스터클래스’가 아니라 SEO 마스터클래스였다.

  • 제목에 검색 잘 되는 단어 총동원
  • 표지에 있어 보이는 디자인
  • 목차에 인기 전략 전부 다 적기
  • 코드가 있다는 사실만 강조

모두 내가 클릭하고, 결제하게 만든 요소였다.

내가 책을 고를 때 항상 확인하던 것들 — 제목, 표지, 목차, 출판사, page 수, 코드 예제 유무 —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낚시 포인트였다.

 

 

나는 책을 믿는다.
블로그보다, 커뮤니티 글보다, 적어도 책은 출판 프로세스 안에서 '검수'라는 관문을 통과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은 누구나 e-book으로 출판할 수 있는 시대.
이 책도 아마존 셀프퍼블리싱으로 내용 자체가 GPT 수준.

 

오히려 책의 '내용'은 퇴보하고, '판매'만 고도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책판도 이제는 조회수 장사판, SEO 장사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의 교훈

  • 책 한권에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 피하라
  • 출판사와 저자 이력을 그래도 살펴라
  • 제목이 너무 길면 피하라

슬프다.

이 책 말고도,

오늘 똑같이 낚인 책을 두 권 더 샀기 때문이다.

다음 글은 또 낚인 책 리뷰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