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도 팔린다는 게 진짜 대발견이다.
자기계발서.
인생의 애증의 관계.
행동을 바꾸자. 멘탈을 바꾸자.
가끔 몇시간은 유지되는 그 뽕맛.
불쏘시개인 줄 알면서도, 끊기 쉽지 않다.
이번엔 표지에 홀렸다.
불확실한 내일을 돌파할 퓨처매핑.
간다 마사노리의 대발견
불확실성. Uncertainty.
내가 일생 탐구 중인 그 단어.
그리고 대발견(大発見).
책 제목에 수식어 하나 없이
자기 이름과 '대발견'을 붙이는
염치없는 거대한 허세에 압도.
쿠앤크 테마 미니멀한 표지 디자인.
질러버렸다.
『 간다 마사노리의 대발견 』 by 간다 마사노리
더블북. 2025년 6월 발행. 18,000원. 247page.

쓰면 이루어진다? 소설형 자기계발
그렇다면 간다 마사노리 상의 대발견은 무엇인가?
퓨처매핑이라는 자칭 창의적 문제해결 도구다.
- 당면한 문제를 적는다
- 미래에 기뻐할 제삼자를 상상한다
- 현재의 자신의 상황을 적는다
- 우상향 하는 곡선을 그린다
- 곡선의 굴곡마다 성공스토리를 적는다
- 그에 맞는 할 일을 적는다
... 소설을 써라.
그럼 그 소설대로 일이 벌어진다.

정신 나간 얘기지만, 방법론 설명은 10page도 안 된다.
여느 동조선 자기계발서의 원형(archtype)처럼.
전뇌사고로 종종 체험한, 미래 예지로 여겨지는 '의미 있는 우연 synchronicity'은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가? - p48
'전뇌사고'에 synchronicity 드립이 시작된다.
컬트적 분위기를 깔기 시작한다.
옆 페이지의 퓨처매핑은 우리 회사 직원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여고생이 그린 것이다. 2011년 12월에 그린 것인데, 2012년 2월경에 '간다 씨, 회사 문을 닫는다'라고 쓰여 있다. 나는 이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왜냐하면 회사문을 닫게 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p45
한 장의 퓨처매핑을 그리면 '꿈'이 '현실'이 되고 그것이 '세계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독특한 사고법이다 - p37
그렇다면 왜 일필휘지로 단번에 써 내려가듯 임의로 그은 곡선이 미래를 그리는 것처럼 이미 예정된 스케줄과 일치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 p110
꿈과 잠재의식, 이야기와 현실이 동조된다는 신비주의적 사기 서사.
『 시크릿 』by 론다 번이 연상된다.
끌어당김의 법칙? 무의식의 물질화?
일단 뭐라도 종이에 끄적거려야 하니,
끌어당김의 법칙의 계승/발전?
심지어 주인공이 '나'도 아니다.
제삼자를 주인공으로 두란다.
" 그 인물은 당신 무의식이 투영한 아키타입(archtype)"내 과제인데 그럼 누구 무의식을 투영하냐
융에 따르면 의미 있는 우연은 아키타입이 활성화되어 표면 의식에 나타났을 때 일어난다. 그리고 아키타입이란 인류에 축적된 재능, 능력, 경험 등의 총체, 즉 예지를 유형화한 것이다 -p101
칼 융의 원형(archtype) 드립까지 나온다.
갑자기 예지의 유형화가 왜 나와?
결국 이 논리다.
픽션을 쓰면 무의식이 작동하고,
잠재의식이 비상식적 해결책을 떠올려 인생이 풀린다.
진짜 대발견이다.
이런 '컬트 자기계발 서사'로도 책을 팔아먹을 수 있다니
거대담론으로 망상이 확장
빈약한 방법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분량은 166page밖에 안되거든.
247page까지 쓰기 위해,
"세계가 변화하는 원리" 운운하며 정신 나간 확장을 감행한다.
거시적 스케일 -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서
(픽션을 쓰는 짓을) 하면 120% 리얼리티로 이동한단다.
사고에도 질량이 있다면 시공간을 바꿀 것이다.
퓨처매핑과 전혀 상관없는 맥 빠지는 일반론.
굳이 시공간 왜곡 그림까지 넣기에는,
뉴턴 중력이론도 차고 넘치는 조악한 비유.
미시적 스케일 - 양자역학, 슈뢰딩거의 고양이까지.
이 작자 어떤 비유를 하려나.
'죽은 일본'과 '산 일본'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된단다.
...
앨런 소칼이 『 지적 사기』를 출판한 지 곧 30년.
그러나 동조선과 서일본 출판계에는 이처럼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개념을 오남용 하는 작자에 대한
최소한의 자정작용도 없다.
퓨처 매핑을 검색해 본다.
yes24 평점 9.9점.
블로그마다 마케팅, 발상법, 창의적 문제해결 툴
많은 포스트가 찬양 일색.
동조선에 가서 직접 간다 상한테 배우고 왔다는
강의팔이도 있는 모양.
세상이 내 생각처럼 돌아가지는 않는다.
대현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 The Bed of Procrustes 』내 아포리즘.
실패자의 특성은 인간의 결점, 편견, 모순, 불합리성을 재미와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으면서 한탄만 하는 것이다 - p27
불쏘시개라고 욕하고 쓰레기통에 던지는 건 실패자.
내가 이 불쏘시개를 장바구니에 넣은 이유.
이런 불쏘시개가 어떻게 시장에서 포장되는지,
이익을 위해 분석하고 이용할 것.
그리고 쓰레기통에 던진다.
허세는 돈이 되나 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6965465
간다 마사노리의 대발견 - 예스24
“나는 불안을 잠재우고 원하는 현실을 만든다”일본에서도 극소량 한정판으로 출간된 비밀의 책★ 전 세계 최초 한국어판 정식 출간!★ 《비상식적 성공 법칙》 간다 마사노리 철학의 근간★
www.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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