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번 주 졸라 힘드네
금요일 폭음.
토요일 요양.
일요일 오늘은
주말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일어나 앉아 독서.
https://minstack.tistory.com/9
[책 2] 기자의 글쓰기 원칙편 by 박종인 - GPT 똥글을 쓰지 않기 위해
몇 년 만에 블로그판으로 돌아와 보니 망해있었다.오류 한 줄, 버그 하나를 해결하려고온갖 블로그와 stack overflow를 뒤져가며은둔고수가 무심하게 써놓은 한 줄에빈사 직전의 코드가 되살아 난
minstack.tistory.com
지난번 예고한
『기자의 글쓰기 – 싸움의 기술 (실전 편)』by 박종인
와이즈맵, 2025년 6월 발행. 22,000원.

1. 핵심은 p267 - "지금 정리해준 메모를 토대로 극도로 간결하게"
지금 정리해준 메모를 토대로 오페르트 도굴사건에 관해서 글을 써줄래?
극도로 간결하게 압축하고 감정을 배제한 단정적인 필체로 - (p267) 11장. 애증의 파트너 AI 中
PART 3) 새로운 전투 무기: AI와 사진
전작이 개론이었다면, 이번엔 각론이겠지.
그렇게 빠르게 읽어나가다가
오히려 책의 끄트머리에서 핵심 문장을 찾아냈다.
이 양반이 AI 활용 과정 내 예시로 적은 한 줄 GPT 프롬프트가
그동안 책 전체 내용을 압축해놓고 있었다.
극도로 간결하게 압축하고 감정을 배제한 단정적인 필체로...
글을 쓸 수 있기 위한 부연 설명이 이 책의 전체 내용이다.
환갑을 앞둔 1966년 생 양반이 '프롬프트'니 'hallucination' 같은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며
AI 도구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AI 거부'를 금속활자를 거부하고 몰락의 길을 걸어간 필경사 운명"에 빗댄다.
보기드문 깨어있는 양반이다.
2. 프롬프트 선결과제 - "지금 정리해준 메모를 토대로 극도로 간결하게"
PART 2) 장르별 실전 글쓰기
인물, 수필, 기행문, 역사비평, 칼럼, 인터뷰, 자기소개서
각 장르별로 글쓰기 방법에 대한 각론이 잘 정리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들 읽어 보시도록 하고.
본문에 블로그, 서평 장르 글쓰기는 없어서 아쉽다.
여튼
각 장르에 공통된 전제는 하나다: 팩트 수집
인물 팩트, 풍경 팩트, 사료 팩트, 자기 취재에서 나오는 팩트
이 양반 책 한 권에 "팩트" 단어 수백 번은 썼다.
이 팩트는 단순한 정보나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고해상도로 관찰하고 수집한 디테일이다.
'사우디 햇볕에 눈썹이 그을렸다', '1mm 오차 없는 터빈 설치', '싸대기 밀주'
작가의 예시는 이러하다.
설령 주제가 '탈세계화 시대, 한국의 미래'와 같은
저해상도 거대담론이라 하더라도,
내용은 취재, 탐방, 인터뷰를 통한
고해상도 디테일로 채워져야 한다.
결국 글쓰기의 출발점은 '디테일한 메모'다.
그리고 메모를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아직 디테일은 휴먼의 싸움이다.
이를 아웃소싱하면 GPT 똥글이 나온다.
3. 차원의 저주 - '지금 정리해준 메모를 토대로 극도로 간결하게'
PART 1) 세상 모든 장르를 꿰뚫는 글쓰기
영상적 글쓰기, 곧 시각화이다.
... 시각화는 화려한 문장을 뜻하지 않는다. '묘사'가 핵심이 아니다. 핵심은 '한 컷'만 잘라내는 능력이다.
단면화 능력이다. 장면 하나로 인물과 감정을 압축할 수 있어야 한다.
- (p44) 2장. 실전의 기술: 영상적 글쓰기와 단면화 中
고해상도 메모를 열심히 노력해서 모으면 글쓰기 문제 해결인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차원의 저주이다.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수집해야 할 정보의 총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모든 것을 고해상도로 수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은하는 아름다워'로 끝내기엔
구글 제임스웹 우주짤 한 장으로 충분하지만,
'중력렌즈 효과'를 찾기 위해서는
그 짤 한 장을 수백 배 확대하여, 수백 배의 제곱 개수의 사진을 훑어야 한다.
따라서 정보 선택 과정에서 주관이 개입된다.
결과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팩트' 워딩은,
단면화 과정을 지나면서 객관적 진실 중에서도
주관적 필터를 거친 고해상도 정보다.
그래서 p267 GPT 프롬프트 문구가
'메모를 토대로'가 아닌
'지금 정리해 준 메모를 토대로'
인 것이다.
2025년 현재.
아직 단면화 과정이 인간 주관의 영역인 점은 다행.
다만 단면화는 부지런함을 넘어선 재능의 영역이 아닐까.
4. 문체는 결과일 뿐
팩트(내 해석: 주관적 필터를 거친 고해상도 정보)를 확보하면
문장은 자연스럽게 간결하고 단정해진다.
반대로 팩트가 부족할수록
수식어로 포장하고,
공감 못할 감정이 섞이고,
분량을 채우려 상투적 표현을 집어넣는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글쓰기는
부족한 팩트로 구색을 맞추기 위한
온몸 비틀기였던 것이다.
글쓰기의 문제는 문체가 아니라 정보량이었다.
오히려 문체 자체는 p267 프롬프트 딸깍으로 해결이 가능.
글쓰기의 원리는 이제 알겠다.
그런데 실행은 졸라게 어렵다.
트레이딩도 결국 글쓰기다.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려고
고해상도 정보만 모으다가
정작 시장을 단면화하지 못하고
타이밍만 놓치는 건 아닐까.
'아 이번 주 졸라 힘드네'
이번 주를 지나온 나의 회상이
이렇게나 저해상도인데.
무슨 글을 쓰겠다고.
어떻게 해상도를 올려야 할까.
내 인생을 좀 더 사랑해야겠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68620
기자의 글쓰기: 실전편 싸움의 기술 | 박종인 - 교보문고
기자의 글쓰기: 실전편 싸움의 기술 | 칼보다 강한 펜을 원한다면, 훔쳐서라도 이 책을 읽어라! 출판, 기사, 에세이 그리고 AI 활용 글쓰기까지 34년 경력 · 10만 수강생이 증언하는 전설의 글쓰기
product.kyobobook.co.kr
'Literature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6] 가볍게 산다 by 진민영 - wannabe 미니멀리스트 (9) | 2025.08.18 |
|---|---|
| [책 5] 미니멀리즘적 쾌락주의 by 제이한 - 에피쿠로스 오해 해소 (11) | 2025.08.10 |
| [책 4] 간다 마사노리의 대발견(大発見) - 이런책도 팔린다는 나의 대발견 (12) | 2025.08.04 |
| [책 2] 기자의 글쓰기 원칙편 by 박종인 - GPT 똥글을 쓰지 않기 위해 (13) | 2025.07.27 |
| [책 1]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 by 깡토 - 시스템트레이딩 관점에서 (2) | 2025.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