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미니멀리스트 minstack.
하지만 주변 누구도 그를 미니멀리스트라 부르지 않는다.
매번 새로운 전자기기를 들고 나오는 진성 테크충이기 때문.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trial and error 과정이
오히려 맥시멀리스트로 부각.
2025년 중반, 미니멀리즘은 한물 간 테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미니멀리즘적 쾌락주의』by 제이한 새로운 책이 나왔다.
읽는 중에 스쳤던 생각 정리.
책 관련 내용(을 빙자한 또 다른 단상)은
아래 별도 포스트 참조.
2025.08.10 - [Literature Note] - [책 5] 미니멀리즘적 쾌락주의 by 제이한 - 에피쿠로스 오해 해소
[책 5] 미니멀리즘적 쾌락주의 by 제이한 - 에피쿠로스 오해 해소
자칭 미니멀리스트 minstack.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은 전부 사고 보는패션 미니멀, 맥시멀리스트이다. 코로나 이전의 미니멀리스트 붐이 사그라드는 와중에,이제 코로나 money injection으로 이연했던
minstack.tistory.com
미니멀리즘의 시작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만 없었을 뿐,
필요 최소한의 삶은 인류사와 함께해 왔다.
하지만 결핍, 빈곤 속 강제적 미니멀리즘과 달리
(고난의 행군이 미니멀리즘은 아니잖아?),
자발적 라이프스타일로서 유행한 시기는 2016년 즈음
Ryan Nicodemus와 Joshua Millburn의 Minimalism 책, 다큐가 아니었나 싶다.

아메리칸식 미니멀리즘은
6-figure 고액연봉의 안정된 커리어를 박차고 나와 전업 미니멀리스트로 전환한
이들의 간지나는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미니멀리즘=궁상의 자기 합리화' 편견을 깨며
'훌훌 털어버리고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이 둘에게 미니멀리즘은 라이프스타일이자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인 점이 문제.
생업에 얽매인 중생들과 달리,
그들은 미니멀리즘을 '브랜드로 팔아서' 미니멀하게 사는 케이스.
요컨대 다단계 미니멀리즘.
동조선 극단 미니멀리즘
이런 아메리칸 스타일 쇼윈도 미니멀리즘과 반대로,
30년 경기침체 속에서 단련된 동조선 혼모노 미니멀리스트들이 등장.

- 『나는 미니멀리스트, 이기주의자입니다』by 미니멀리스트 시부
: 1K 원룸에서 매트리스조차 없이 사는 소유 제로 실천가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by 사사키 후미오
: "설레지 않으면 다 버려라" -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냉장고 세탁기 없어도 괜찮아』by 아즈마 가나코
: "걍 설레도 버려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휴대폰 다 버리고 전기사용도 최소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해가 발생하면 물건이 많을 때 오히려 위험하다는 인식,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상태 유지의 필요성이 부각.
이는 '단순한 삶'을 넘어 '극단적 소유 축소'로 이어졌다.
K-미니멀리즘
바다 건너 코쟁이 형님들의 간지력,
동조선 누님들의 고행적 실천력에 비해,
K-조선은 이들에게 정면으로는 게임이 되지 않기에,
주로 갬성 에세이 형태, 좌충우돌 미니멀라이프 실천기 쪽으로 자리 잡았다.
- 『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by 에린남
- 『 마음을 다해 대충하는 미니멀라이프 』by 밀리카
- 『 조그맣게 살거야 』by 진민영
- 『 지극히 개인적인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스트지만 샤넬 백은 갖고 싶어 』by 정우빈
- 『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by 박건우
컨셉은 있지만 철학이 없기에
시시콜콜 주둥아리가 길어진다.
미니멀리즘의 변종들?

본래 시작은 '덜 소유함으로써 더 잘 사는 것'을 지향했지만,
강려크한 자본주의에 흡수되며 다양한 변종이 나타났다.
억지로 4분면으로 나눠보면,
- 리셋 중독형 - 저비용 / 비실용적
- 심경의 변화, 대청소, 버리기 챌린지로 모든 걸 일단 리셋
- 몇 개월 후 다시 원점
- 플래그십 원픽형 - 고비용 / 실용적
- 100개 중 99개는 버리고, 1개는 애플, 에르메스
- 비싸지만 적은 것으로 합리화
- 인증 집착형 - 저비용 / 실용적
- 궁상왕 온라인 인증배틀
- 나는 이것조차 없어도 살아
- 색상통일 강박형 - 고비용 / 비실용적
- 무인X품, 화이트/우드/블랙 집착
- 비우기보다는 인테리어 소비가 메인
결론: 철학이 빠진 미니멀리즘
철학이 빠진 미니멀리즘은
책 / 강의 판매용,
인스타용 셀프 브랜딩,
혹은 ‘궁상 콘텐츠’로 변질된다.
블로그 직접 써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반자본주의적 상상력을 품었던 본래 이상은,
결국 자본주의의 영양제로 흡수돼 버린다.
진짜 미니멀리즘은 물건이 아닌 ‘욕망’을 줄이는 것인데,
지금의 변종들은 물건을 줄이다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더 사들이는 아이러니를 반복한다.
자칭 미니멀리스트 minstack도 그러하다.
코로나 money injection으로 유예된 침체기가 서서히 오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미니멀리즘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생존의 형태로.
앞으로는 생존형 미니멀리즘이 저 넷을 벗어나
어떻게 스타일리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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